의식의 흐름

조커 폴리 아 되

C6H10O5 2024. 11. 7. 23:30

한 줄 요약 : 조커 없는 조커팀 ( ★★★★☆)

총평: 
영화를 본 지는 꽤 되었지만, 블로그 챌린지를 계기로 조커: 폴리 아 되에 대한 글을 올리고자 한다. 우선 처음 봤을 때의 감상은 "나는 좋았지만 추천하지 못할 영화"였다. 우선 좋았던 점에 대해 말해보자면, 중간중간 삽입된 뮤지컬이 매력적이었다. 개인적 취향이기도 한데, 뮤지컬이 극의 흐름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듯 했다. 뮤지컬 영화는 주로 갑작스러운 노래가 독이 되기 마련인데, 오히려 이런 어두운 분위기에서 하이라이트를 유예하기 위해서인지 분위기가 암울해 뮤지컬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아서 플렉이 조커라는 자아를 거부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상황에서 생겨나는 갈등과 광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연출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 후반부의 노래를 멈추라는 대사도 이런 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장면 개별로 보았을 때도 영상미가 뛰어나다. 유리창을 통해 아서 플렉이 조커의 입을 비추는 장면이나 마지막 장면은 좋은 의미에서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좋았지만 추천하기 힘든 점도 있었다. 영화의 주제가 그랬다. 모두가 그렇듯, 나도 영화관에는 조커와 할리퀸의 제목 그대로 공유된 정신을, 그러니까 1편의 하이라이트를 생각하고 영화를 관람하러 갔다. 그러나 이미 알려져 있듯이 영화는 조커를 부정하고 아서 플렉을 긍정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아서 플렉은 죽음을 맞고 이를 통해 영화는 가려진 이들을 이야기한다. 물론 모두의 기대를 부수고 예고편을 바꾸면서까지 전달해야 할 만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나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고, 어쩌면 일상에서 가면을 쓰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힘듦을 나타내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흥미롭게도 암울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