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와일드 로봇 총평

C6H10O5 2024. 10. 17. 12:40

한줄평 : 제목은 픽사 향 디즈니로 하겠습니다. 근데 이제 드림웍스를 곁들인.( ★★★★☆)

총평

 보통 영화 제작사들은 각자의 특색이 있다. 드림웍스는 '메가마인드', '슈렉', '장화신은 고양이' 등에서 클리셰 비틀기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픽사는 비인간 캐릭터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디즈니는 거의 고유명사화된 가족적 정서를 강조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 영화는 픽사 향 디즈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드래곤 길들이기'와도 유사하다 볼 수 있긴 하나, 픽사의 색채가 강하게 묻어나온다. 이런 색채의 변화는 놀랍도록 잘 이루어졌고, 이는 영화 최대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다른 장점들로는 다채로운 서사가 있다. 로즈와 브라이트빌의 관계를 통해 부모와 자식 간의 복잡한 감정을 세심하게 표현해낸다. 보호받던 어린 시절을 지나 독립을 원하는 자식과 이에 반대해 보호하고자 하는 부모가 충돌하는 사춘기의 갈등, 결국 자식을 독립시키기까지의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그와 함께 전통적인 가족의 붕괴 속에서 자란 핑크의 서사, 기형을 역으로 활용하는 브라이트빌의 서사 등은 다소 진부하지만, 그렇기에 더 기억에 남는 요소들로서 영화를 더욱 다채롭게 만든다. 

 장면에서도 수많은 장점이 드러난다. 유사한 장면을 두 번 보여주며 초반과 후반의 분위기를 대비시켜 주축이 되는 성장 서사에 힘을 실어주거나, 후반부에 잠겨버린 금문교와 욕심을 우선시하는 인간을 통해 현실의 어두운 면을 부각하는 장면들이 인상깊다. 그러나 단점도 존재한다. 모든 장점이 대체로 픽사의 전성기 시절 영화와 공유된다는 점 예측하기 쉽다는 점에서 분명한 단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사도 디즈니도 이전의 총기를 잃어가는 이 시점에서 한 번 쯤 되새겨볼 만한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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